영화와 세상이야기

눈물의 이별. 단일팀 마지막 날.

평창


 안녕하세요. 즐거웠던 평창 올림픽이 어제 폐회식을 가졌습니다. 각국 선수, 코치진들은 출국길에 올랐습니다. 북한에서 온 선수들도 오늘 오전 모두 북한으로 돌아갔는데요. 이번 올림픽에서 단일팀으로 연습하고 경기했던 여자 하키팀 선수들은 눈물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남북한 선수들은 부둥켜안고 쉽게 떨어질 줄 몰랐습니다. 


 지난달 25일 북한 선수단 15명(선수 12명, 감독 1명, 보조인력 2명)이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 도착하면서 첫걸음을 내디딘 단일팀에 작별의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지난 20일 스웨덴과 7∼8위전을 끝으로 모든 경기를 마친 남북 선수 35명(한국 23명, 북한 12명)은 전날 폐회식에 함께 참석한 뒤 이날 눈물의 이별을 했습니다.


 강릉선수촌에서 북한 선수단의 출발 예정 시간은 오전 7시 30분이었습니다. 원래 오전 5시 30분에서 7시 30분으로 늦춰진 것이었으나 이를 몰랐던 일부 우리 선수들은 5시부터 강릉선수촌 출입구인 웰컴 센터에 나와 있었습니다. 7시를 전후로는 한수진, 조수지, 임대넬, 이연정, 최지연, 김희원, 한도희, 조미환, 김세린, 이은지 등 마중 나온 우리 선수들이 10여 명으로 늘어났습니다.

 함께한 시간은 한 달 남짓이지만 그동안 가족처럼, 친자매처럼 지내며 정이 듬뿍 든 남북 선수들은 이별을 아쉬워하며 모두 눈물을 흘렸습니다. 포옹하고 격려하고, 다음에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는 사이 저절로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북한 박철호 감독도 머리 감독과 포옹했습니다.

 북한 선수들이 눈물을 닦아내며 버스에 올라타자 한국 선수들도 버스 창가까지 따라 나와 손을 흔들며 이별을 야속해 했습니다.

평창

 북한 선수가 버스 창문을 열고 손을 내밀자 그쪽으로 한국 선수들이 달려가 손을 맞잡았고, 버스가 떠나서 보이지 않을 때까지 쉬 자리를 뜨지 못했습니다.

[올림픽] 잡고 싶은 그 손 2018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난지 하루가 지난 26일 오전 강릉 올림픽 선수촌에서 남북 여자 아이스 하키팀이 작별 인사를 하고 있다. 2018.2.26. 연합뉴스

 최지연은 "다들 정이 많이 들어서 보고 싶을 거라고, 아프지 말고 꼭 다시 보자고 말했다"며 "앞으로 보기 어렵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너무 이상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어제 북측 선수 12명에게 한 명씩 손편지를 쓰고, 함께 찍은 사진을 출력해서 선물했다"며 "북측 선수들은 '평양냉면 먹으러 꼭 평양으로 오라'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단일팀을 지휘한 머리 감독도 이날 많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올림픽] 눈물 흘리는 새라 머리 감독 2018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난지 하루가 지난 26일 오전 강릉 올림픽 선수촌에서 남북 여자 아이스 하키팀 새라 머리 감독이 북한 선수들을 떠나보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18.2.26., 연합뉴스

 머리 감독은 "3주 정도밖에 안 지냈는데, 이런 슬픈 감정이 드는 걸 보면 단일팀이 정말 특별했다고 느낀다"고 했습니다.

 1991년 남북 탁구 단일팀 이후 17년만의 코리아 단일팀이었던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코 끝이 찡해지는 사진이네요.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조심히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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