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세상이야기

영화 써니 시나리오

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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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입니다. 출처는 필름 메이커스 입니다.


써니.hwp





써니

<sunny>

 

 

 

 

 

 

 

 

 

 


 

 

 

 

 

 

 

 

 

각본/감독 강형철

제 작 토일렛 픽처스

 

 

1. 프롤로그. (title back) 나미의 집 - 아침

 

암전. tuck & pattitime after time과 나즈막히 들리는 시계 초침.

밝아지면 화면 가득 보이는 침대 옆 자명종 시계. 630분에 도착하는 초침.

요란하게 울리는 자명종. 하지만 채 목청도 내보기 전에 능숙한 나미의 손에 저지당한다.

잠시 잠을 깨는 듯 뒤척이더니 조용히 몸을 일으켜 나가는 주인공 나미의 실루엣.

그 옆으로 희미하게 잠든 남편의 모습.

 

- 깔끔한 고급 주방. 냉장고에서 재료를 꺼내 씻고 다듬으며 아침 준비를 하는 나미의 손.

만드는 음식들은 한식, 건강식, 서양식등 다양하다. 대강 분위기로 보아 좀 사는 집인 듯.

 

- 드레스 룸. 남편의 수트, 딸의 교복 등을 정성스럽게 다림질하고 걸어놓는 나미의 손.

 

- 욕실. 세수하는 나미. 얼굴 보이면 40대란 나이가 무색하게 깨끗하고 정결한 얼굴.

주름이 생겼나 자세히 들여다보는 모습이 귀엽기까지 하다.

 

- 딸 미진(16)의 침실. 깨우는 나미. 또래가 그러하듯 일어나기도 깨우기도 힘들다.

 

- 침실. 힘겹게 일어난 남편에게 준비한 각종 비타민과 한약 등을 챙겨 먹이는 나미.

 

- 식탁. 둘러 앉아 식사하는 세 사람.

주방 라디오에서는 여전히 time after time 이어지고 신문 보는 남편은 복 해장국,

문자 날리는 딸은 서양식 아침. 대화는 없다.

옆에서 열심히 이들의 식사를 시중드는 주부 나미.

 

남편 뉴스 좀.

미진 우유.

 

앉았다 일어났다 나미는 식사할 겨를도 없다.

 

나미 (앉으며) 할머니 병원 좀 가보지 들?

미진 (일어서며 건조하게) 잘 먹었습니다.

나미 (한 입 베어진 빵을 보며) 마저 먹어.

(그냥 가버리는 딸. 다시 남편에게) ?

남편 (눈도 마주치지 않고) 알잖아.

 

섭섭하다는 듯 쳐다보던 나미. 하지만 남편의 반찬을 챙겨준다.

 

- 현관. 출근하는 남편과 등교하는 미진.

신발을 신고 지갑에서 상품권 봉투를 꺼내는 남편.

 

남편 당신거랑 장모님거랑 해서 빽 하나씩 사.

나미 (뭐 이런걸 다)....

남편 (쳐다보는 딸을 보며) 너도 줘?

 

수표 한 장 꺼내다 말고 잠시 쳐다보는 남편과 딸.

국어책 읽듯 아빠 사랑해요하자 꺼내서 준다.

집을 나서는 두 사람.

 

나미 할머니한테 전화라도 드려.

 

대답 없이 문 닫히고 홀로 남은 나미. 잠기는 문소리에 더 휑~해지는 집안.

 

[ Cut To - 시간경과 ]

 

식전의 그 동선 그대로 청소하고 설거지하고 집안을 정리하는 나미의 모습.

어디선가 리모컨을 누르는 듯 자꾸 바뀌는 TV소리. 드라마, 홈쇼핑 여성 용품 등을 지나

학교 폭력에 관한 내용이 나오자 채널 고정되고 청소도구를 든 채 나타나 집중하는 나미.

 

다시 이곳저곳 청소하는 능숙하고 전형적인 주부 나미.

TV 홈쇼핑에서 남편의 건강을 위한 상품이 나오자 다른 청소도구를 들고 나타나 수화기를

든다. 정신없는 정리가 끝나고 한 숨 돌리는 나미. 살짝 떨리는 손을 본다.

 

잠시 후, 발코니에 앉아 우아하게 차 한 잔....

대신 딸이 한 입 베어 물고 남긴 빵 조각과 우유를 병 채 마시는 나미.

봄 햇살 참 좋다. 창밖으로 신나게 까불며 등교하는 한 무리의 날라리 여고생들.

그들에게 잠시 넋을 잃는 나미. 재밌다는 듯 미소까지 짓는다.

다시 흐르는 time after time과 창가에 쏟아지는 햇빛이 만드는 main title.

 

 

써니’sunny

 

 

2. 병원 복도 -

 

몇 몇의 환자와 간호사들이 오가는 병원의 긴 복도를 걸어오는 나미.

손에는 샤넬 쇼핑백이 들려있다. 스타킹 잘 신겠다며 인사하는 간호사 등...

 

 

3. 나미의 병실 -

 

4인 입원실. 팔에는 깁스를 한 채 사위와 통화를 하고 있는 나미.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하며 샤넬 빽은 꼭 안고 있다.

그 옆에서 과일 깎는 나미. 병실안 사람들은 막장드라마에 푹 빠져있다.

나미 사업하는 양반이 바빠야지. ...맘에 들고말고... (흡족) 샤넬인데. 하하하.

신경 접고 고만 일 보소. 번창하시게. . . 그려 그려..들어가소. 어이.

(끊고 가방을 들어 보이며 환자들에게) 우리 사위가.

 

오오~~’ 하며 환호하는 아줌마 환자들.

상이라도 탄 듯 손을 들어 화답하는 나미. 재미있는 할머니다.

웃으며 엄마를 보는 나미. 하지만 이내 허탈한 표정의 나미.

 

나미 회사 인수라는게 쉽지가 않나봐.

나미 홍 서방 이렇게 잘 될라고 어째 알았겠어? (한 숨) 니 오빠 저럴 줄은 어째 알고?

나미 합의 잘 보면 된데요.

나미 (안경 꺼내며) 학교 때 노동 운동이다 뭐다 지랄을 하더만.

나미 (포크로 과일을 찍어주며) 인생은 아이러니 한 거니께.

나미넌 이제 사투리가 어색하고만.

나미 아따 서울 사람 다 됐는갑지.

나미 (안경 끼고 빽을 관찰하다가) 요새 봉봉은 안나오니?

 

 

4. 병원 복도 -

 

봉봉을 사들고 돌아오는 나미. 복도를 지나는 와중 한 병실에서 들려오는 신음소리.

급히 주사를 챙겨 들어가는 간호사 몇 명. 살짝 놀란 나미.

들여다보면 간호사들에 가려 잘 보이진 않지만 고통에 몸부림치는 환자의 모습.

병실 문 이름표에 시선이 간다. 하 춘화

 

 

5. 서재 -

남편의 서재. 책장 아래에서 몸을 숙이고 뭔가를 찾는 나미.

옛날 앨범들과 학창시절 졸업앨범들 사이에서 00년도 00여고 00회 졸업앨범에 손이 멈춘다.

꺼내서 몇 장 넘기다 보니 우수수 떨어지는 그림들. 어떤 소녀들이나 청년의 초상화들이 보인다.

뭔가 독특한 그림체. 잠시 생각에 빠지는 순간 들리는 인기척.

도둑고양이처럼 들어오는 미진이 보인다. 미진은 나미를 보지 못하는 상태.

문 밖을 살피더니 책장 속 현금 보관함 속에서 몇 장의 지폐를 꺼내는 미진.

나름 대담한 딸과 달리 잔뜩 긴장해 어정쩡한 자세의 나미.

이 때 책상 밑에 웅크리고 있는 엄마를 발견하고 기겁하는 미진.

딸의 비명소리에 더 크게 놀라는 나미. 그 소리에 더 소리 지르는 미진. 겁쟁이 모녀.

 

나미 (놀래라) 돈 줘?!!!

미진 (울먹) 왜 거깄어?!!

나미 아침에 아빠가 줬잖아.

미진 (짜증) 아 왜 거깄냐고?!

나미 필요하면 달라 그러지 왜 몰래 꺼내가?

미진 (버럭) 몰래 꺼내가긴 누가 몰래 꺼내가?! 자는 줄 알았지?!!

 

오히려 짜증내며 나가버리는 미진. 얘가 무슨 일 있나 딸을 쫓아 나가는 나미.

책상위에 놓여 있는 나미의 고등학교 졸업 앨범.

 

 

6. 나미의 병실 -

 

침대에 앉아 점심식사를 하고 있는 나미. TV에서 방영되는 연속극에 반 넋을 놓고 있다.

그 옆에서 반찬을 챙겨주는 나미. 따로 준비한 반찬통에는 꼬막 무침과 젓갈 등이 있다.

 

나미 그 나이가 다 폭풍의 계절이고 청춘에 덫인 거여.

엄마는 뿔이 났어도 사랑이 뭐길래? 아들과 딸을 둔 죄로

완전한 사랑을 요구 받는 게 애민게지.

나미 ....연속극을 너무 보셨구만.

나미 암튼 너 클때는 응? 다 알아서... 순하게... 그런 줄 알지?

나미 난 그 정도는 아니었지...

나미 (이것아~) 그 정도 아니었지. 대박 이었지 넌.

나미 .....

 

 

7. 춘화의 병실 앞 / -

 

도시락 통을 챙겨들고 병원 복도를 지나는 나미.

어느 한 병실 앞을 지나다가 슬며시 들여다본다. 병실 앞 이름표 하 춘화

안에 아무도 없음을 확인하고 잠시 고민 후 들어가보는 나미.

둘러보면 잘 정리된 꽤 많은 물건들이 환자의 오랜 병원생활을 말해준다.

강아지 사진이 있는 작은 액자를 들여다보는 나미.

이때 갑자기 누군가 흥얼거리는 가수 나미의 빙글빙글’.

 

춘화 (소리) 그저 바라만 보고 있지~~그저.....

나미 (화들짝 돌아보면!!!)

 

나미, 누구시더라 하는 눈으로 춘화를 쳐다본다. 마른 몸에 시니컬한 모습.

나는 너를 안다는 듯 묘한 미소를 띄며 노래를 흥얼거리는 춘화.

이제 서서히 그녀를 알아보는 듯 한 나미. 고등학교 단짝 친구 춘화다.

서로 놀람과 반가움으로 그저 바라보는 두 사람. 자신도 모르게 미소가 번진다.

 

[ Cut To - 시간경과 ]

 

햇살 가득한 창가 앞 소파에 나란히 앉아 있는 두 사람.

좀 전과 달리 심각한 표정의 나미. 그에 비해 뭔가 여유 있는 표정의 춘화.

 

나미 뭐래?...병원에선?

춘화 두 달 남았데나?

나미 .......

춘화 두 달 동안 뭐 하고 노냐?

나미 ......많이 아파?

춘화 그냥 ....(~) 바늘 한... 천개가 동시에 막 찌르는 느낌?

 

춘화, 나미를 쳐다보면 걱정근심이 흘러넘치는 얼굴이 마치 겁먹은 소녀 같다.

이런 나미를 귀엽다는 듯 쓰다듬는 춘화. 이모가 조카를 만지는 느낌.

 

춘화 임 나미. 넌 나이 값 못하고 누가 아직도 이렇게 예쁘래?

나미 하 춘화...... 너도 암환자치곤 예뻐.

춘화 (웃다가 심각) 암 걸리면 뭐가 제일 힘든지 알아?

나미 (빤히)..?....

춘화 화장이 안 먹어.

 

서로 빤히 보더니 웃는 두 사람. 어딘가 예전 소녀적 모습을 연상케 한다.

이 때 울리는 나미의 전화. 남편이다.

 

나미 ..........내일? 얼마나 가는데?.... 두 달이나 걸려? (춘화 쳐다본다)

알았어요. 지금 들어갈게..

 

나미의 모습을 보며 어떤 생각에 잠기는 춘화의 얼굴. 전화를 끊는 나미.

 

나미 (긴 통화에 약간 미안) 갑자기 출장 간다네. 남편.

춘화 가 봐야지?

나미 자주 올게. 내가 뭐 도와줄 거 없어?

춘화 (피식) 얼른 가.

 

시종일관 여유있는 춘화와 달리 괜히 미안한 마음의 나미. 돌아가는 발걸음이 무겁다.

머뭇 인사하며 문을 나서려는 나미.

 

춘화 도와줄거 생각 났다.

나미 . 얘기 해.?

춘화 ... 찾아주면 안될까?

나미 누구?

춘화 써니.

나미 ......

춘화 죽기 전에 꼭 한 번 보고 싶어.

 

사뭇 간절한 춘화의 얼굴과 복잡하고 난감한 나미의 얼굴.

8. 나미의 집 침실 -

 

불 꺼진 침실. 나미는 잠 못 들어 누워있고 화장실 다녀오는 남편, 침대에 눕는다.

 

나미 당신 건강검진 언제 받았지?

남편 (피곤) 저번에.

나미 큰 아버지 암으로 돌아가셨다 그러지 않았나?.... 큰 어머닌가?

남편 ....

나미 ?

남편 ...누가 보험 들래?

나미 ...오늘 병원에서 친구 만났는데 폐암이래..... 말기.

남편 당신도 친구 있었어?

나미 고등학교 친구. (생각해보니 기분 나쁜) 나 칠공주였다고 얘기 안했나?

남편 임 나미.

나미 ?

남편 갔다 와서 둘 째 만들까?

나미 .....나 폐경 왔어.

남편 .....

 

돌아눕는 나미. 하지만 남편은 잠든다.

 

 

9. 공항 외관 - 아침

 

고급 승용차에서 분주히 짐을 내려 카트에 싣는 운전기사.

그 뒤로 나미와 남편의 모습.

 

남편 () 타고가. 전화 할게.

나미 혈압약 거르지 말고 무서운데 가지 마.

남편 (돈 봉투 건네며) 미진이는 따로 좀 줬으니까 당신 다 써.

나미 (너무 많다) 돈 있어.

남편 친구랑도 좀 놀아주고... 얼마 안 남았다며.

나미 (받으며) 미진이 연합고사 얼마 남았다고.

남편 다녀올게.

 

미지근한 포옹을 하고 공항 안으로 들어가는 자상한 듯 무심한 남편.

봉투에는 사랑하는 아내에게라고 써있다.

 

 

10. 거리, 차 안 - 아침

 

출근 시간이라 좀 막히는 거리. 뒷자리에 타고 있는 나미.

잠을 설친 듯 조신하게 하품을 한다. 하지만 너무 벌어지는 입. 눈물까지 난다.

 

기사 (소리) 막힐까봐 시내 탔는데 죄송합니다.

나미 (무안) 괜찮아요.

 

이 때 차창 밖으로 등교하는 여고생들에게 시선이 가는 나미.

큰 길 안쪽으로 녀석들이 합쳐지는 한 여고의 교문이 보인다.

잠시 바라보는 나미.

 

나미 봉 기사님.

기사 (소리) ?

 

 

11. 학교 앞 - 아침 <현재 / 과거>

 

급히 등교하는 몇 명의 여고생들 틈으로 교문을 향해 서서히 걸어가는 나미의 모습.

두리번거리며 가는 와중 나미와 살짝 부딪치자 죄송하다며 급히 뛰어가는 여학생.

교문 앞에 다다르자 추억에 잠기는 듯 멎는 나미의 발걸음.

이 때 또 다시 나미와 부딪치며 지나가는 한 여고생.

죄송 대신 아 뭐야~’ 짜증스레 지나간다. 가만 보면 어쩐 일인지 사복을 입고 있다.

 

바라보는 나미. 이 때 교복 입은 몇 명의 여학생들 사이로 80년대 풍의 사복을 입은 학생들 점점 늘어나더니 마침내 소수의 교복은 사라지고 수많은 사복 여학생들이 분주히 등교하는 모습으로 바뀐다. 나미를 중심으로 움직이던 카메라,

그녀의 얼굴 보여지면 고교시절 소녀 나미로 바뀌어 있다.

한창 멋 부린 다른 여학생들과 달리 단정하면서 좀 촌스러운 느낌의 소녀 나미.

교문 앞에서 뭔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서 있다.

 

 

12. 과거 학교 복도, 2학년 교실 - 아침

 

80년대 아이돌의 브로마이드로부터 시작되는 화면.

카메라 빠지면서 교실을 훑으면 시대가 물씬 느껴지는 왁자지껄한 수업 전 여교의 교실.

여고에서만 벌어질 수 있는 유니크한 모습들이 벌어진다.

여기도 선생 온다고 알리는 정탐꾼 있고 일사분란하게 앉는 녀석들.

잠시 후 앞 문 열리고 나미를 데리고 온 담임선생. 만삭의 임산부다.

학생들의 인사를 받고 조회 시작하려는데 빈자리 발견하는 담임.

 

담임 (빈자리 보며) 저거 누구 자리야?

장미 (엎드린 채) 하춘화 화장실 갔는데요.

담임 장미야. 자면서 대답하지 마라 얘. (배 만지며) 애 놀란다. (키득거리는 학생들)

장미 (엎드린 채) 자는 거 아닌데요.

담임 (답답) 그럼 인사 중인거니? (학생들 폭소)

(말자) 저기 이번에 전학 온 임(뭐더라)..나미. 임 나미 학생이다.

전라도 벌교에서 왔고 서울은 처음이니까 다들 잘 해주고.

(답답) ? 장미야! (나미에게) 자기소개 해.

나미 (긴장) 00고등학교에서 전학을 와분....온 임 나미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사투리를 안 쓰려는 듯 지극히 어색한 말투. 그러나 티가 나는지 몇 명 키득거리자

얼굴 빨개지는 나미. 대충 박수 이어지고 빈자리로 간다.

가는 도중 띠껍다는 표정의 상미, 영진과 눈 마주치면 위축되는 나미.

자리에 앉으면 고개를 숙인 채 손거울을 보며 뭔가 하고 있는 옆 자리의 장미.

 

담임의 조회 이어지는 동안 주변을 둘러보는 나미의 시선.

대각선 앞자리에 한 여학생(수지)에게 시선이 가면 눈이 시원해 질 정도로 예쁜 한 여학생.

피비 케이츠의 국내버전 같다. 잠시 넋을 잃는 사이 조회 끝나고 인사 후 담임 나가자마자

사운드 믹싱이라도 한 듯, 왁자지껄해지는 아비규환의 교실.

주변을 힐끗거리며 가방 정리를 하는 나미.

다른 학생들 둘러보면 나미의 눈에는 하나같이 세련된(?) 80년대 서울 멋쟁이 여고생들.

귀에 하나짜리 이어폰을 꽂고 있는 녀석들도 나미의 눈에는 왠지 세련되 보이고.

온통 나이키나 프로스팩스라 새 신발인 자신의 스팩스는 초라하기만 하다.

책받침도 자신의 것과 달리 최신 아이돌의 것들임을 발견하고 슬쩍 숨기는 나미.

 

이 때 실실 웃으며 나미를 향해 다가오는 두 여학생. 상미와 영진. 역시 불량해 보인다.

상미는 책상 앞에서 얼굴을 들이밀고 영진은 빈 뒷자리에 걸터앉아 나미를 에워싼다.

어쩐지 영진은 상미의 꼬붕같은 느낌. 긴장하는 나미.

 

상미 (흉내) 전학 와부느라고 수고 했당게. 어디. 벌교?

꼬막 나는 동네. 도시락 봐바. 꼬막 싸왔냐?

나미 .... 도시락 안 싸왔어.

영진 (정색) 너 우리 학굔 도시락 안 싸오면 정학인거 몰라?

나미 ......

상미 .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너 신디 로퍼가 좋아 마돈나가 좋아?

영진 대답 잘 해야 된다잉.

장미 (엎드린 채) . 너네 안 가?

상미 (빤히 보더니) 김 장미 많이 컸네.

장미 나 원래 우량 하거든?

 

한판 붙을 표정의 상미. 헛웃음 날리며 화제 전환하는 영진.

 

영진 ~ 이것만 물어 보고. (나미에겐 무섭게) 누구? 신디야 돈나야?

 

난감한 나미. 이 때 가방 날라와 영진을 덮친다.

 

춘화 (소리) 난 하춘화.

보이시한 느낌에 생동감 넘치는 소녀 춘화의 모습.

맨 뒤 빈자리에 놓인 책이며 가방은 장미의 것이었고 이제 등교한 모습이다.

무섭게 돌아보는 영진. 하지만 춘화임을 발견하고 꼬리를 내린다.

보스의 기질이 느껴지는 소녀 춘화.

상미는 잠시 춘화를 노려보지만 이내 비소를 날리며 자리를 피한다.

장미에게 고맙다며 놓여 있던 책과 가방을 건내는 춘화.

나미에게 관심 있는 표정이다. 빤히 쳐다보며 웃는 춘화.

또 다시 두려운 나미.

 

춘화 (나미 보며) 누구니?

장미 전학생.

춘화 (보자~) 어디서 왔어?

장미 (소리) 벌교. 꼬막의 고장. 도시락 안 싸왔데.

나미 .......

춘화 (피식) 이름 뭐야?

장미 (소리) 나미래. 나미. 임 나미.

춘화 나미? 빙글빙글 나미?

장미 (소리) .

나미 .....(아 또)......

춘화 (악수 청하며) 나 춘화야. 하 춘화. 반갑다 나미.

나미 (엉겁결에 악수하며) 반가워...

춘화 (피식) 예쁘네.

 

춘화의 시선으로 보이는 나미의 하얀 얼굴이며 목선. 묘하게 바라보는 춘화.

 

장미 (고개 돌리며) 나 이상해?

 

밑도 끝도 없이 나미에게 얼굴을 들이미는 장미.

사제 쌍커풀을 연마중인 듯 과도한 쌍커풀이.....과도하다.

흠칫 놀라는 나미.

 

나미 .........

장미 (실망) 이상하구나....

 

다시 고개를 숙이고 쌍커풀 수정에 여념이 없는 장미.

생각해보니 재미있는지 웃는 나미.

이때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는 아까 그 예쁜 여학생 수지와 눈이 마주친다.

잠시 어쩔까 하다 같이 바라보며 웃음으로 인사하는 나미.

 

수지 뭘 꼴아?

 

그 예쁘장한 외모와 달리 살벌하고 차가운 수지의 반응에 다시 위축되는 나미.

이 모든 상황이 낯설고 두렵기만 하다. 울리는 수업 종.

13. 과거학교 복도 - 점심시간

 

위 씬의 수업 시작종이 종료 종이 되고 하나 둘 씩 교실 문 열리며 나오는 선생들과

학생들. 그 중 어디론가 급히 뛰어가는 한 학생을 쫓는 카메라.

방송실로 들어간다.

 

 

14. 과거 학교 방송실 - 점심시간

 

LP를 고르고 헤드폰을 쓰고 스위치를 올리는 D.J 학생의 손.

오프닝 음악을 조율하며 제법 진짜 D.J처럼 멘트를 날리는 학생.

녀석의 멘트가 나가는 동안 활기찬 여고의 점심시간 풍경 보여 진다.

 

D.J 오늘도 어김없이 곱창을 채우기 위해 몸부림치는

천 이백 덕성인들의 활명수 D.J 홍 인사드리면서 날려드리는 오늘의 첫 곡.

rick astley오빠의 never~. never gonna give up!

 

신나게 돌아가는 턴테이블.

 

 

15. 과거 학교 매점 - 점심시간

 

위 음악 흐르고 매점으로 들어선 나미의 시선으로 소개되는 풍경.

당시 아이돌 브로마이드를 보며 소리 지르는 빠순이들이며 인디안 밥 등 인기 식품을

주문하며 소리소리 지르는 여학생들. 아비규환의 매점. 이 모습이 두려우면서 신기한 나미.

밀리는 인파에 이리저리 채이는 와중 어깨에 팔을 감는 누군가의 손. 춘화다. 그 옆에 장미.

 

춘화 가수끼리 점심이나 할까?

 

춘화에게 이끌려 매점을 가로지르는 나미.

지나가는 길을 알아서 피해주는 학생들로 보아 춘화의 위치를 알 수 있다.

이때 장미의 궁둥이를 치며 다가온 한 녀석. 욕쟁이 진희다.

 

진희 밥이 넘어가지? 이 우량한 년아.

장미 그래서 빵 먹을라고 왔잖아.

진희 (나미 보며) 누구래?

춘화 어 전학 온 나미. 임 나미. 이쪽은 황 진희.

장미 국문과 교수집 딸내민데 입만 열면 욕지거리여.

진희 어머. (교양있게) 미친년 똥 싸네. (나미에게) 어디서 왔니?

장미 전라도 벌교.

진희 (관심) 거기 사람들 진짜 욕 잘하니?

나미 ...안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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